2024년 서울 카페 쇼 후기 (TEA의 맛과 향도 중요하지만 브랜딩의 효과가 크다.)
요즘 카페, 베이커리에 관심이 부쩍 생겨 서울 카페 쇼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다녀왔다.
사실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몇 번 갔다 온 짬바(?)가 있어 카페 쇼도 비슷하겠지 하고 별다른 정보 없이 갔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시간 내에 다 못 본 곳도 있어 아쉬움이 컸다.
(일일 입장권이 2만 5천 원이라 다른 날 두 번은 갈 수 없었다 ㅠㅠ)
서울 카페 쇼는 A Hall부터 E Hall까지 비슷한 주제끼리 묶어서 관람할 수 있다.
- A Hall- 장비설비, 원부재료,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 B Hall- 차, 음료, 초콜릿, 디저트, 테이블웨어, 인테리어, 매장설비
- C Hall- 커피(생두, 원드), 로스터기, 제연기, 그라인더, 커피머신, 추출기구, 정수필터 등
- D Hall- 스페셜티커피, 커피머신 및 용품
- E Hall- 스페셜티커피, 로스터리 카페
관람 순서는 입장권을 B 홀 쪽에서 구매할 수 있어 1층에 있는 B 홀부터 관람을 하게 된다.
·관람순서
1층 B Hall로 입장 및 관람 ≫ A Hall
에스컬레이터로 3층으로 이동
3층 C Hall ≫ D Hall ≫ E Hall
관람 종료
위의 관람 순서를 따르지 않고 먼저 보고 싶은 구역으로 가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나처럼 알아보지 않고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서 B 홀로 바로 들어온 사람은 동선이 자연스레 B 홀에서 A 홀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 C 홀에서 E 홀로 가기 때문에 미리 꼭 알아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아무 생각 없이 B Hall로 발을 들여놓은 나는 관람 시간 절반은 TEA만 본 것 같다.
후반 부로는 집중력이 떨어져 커피는 본 것 같지도 않다...ㅎㅎㅎ 하지만 차는 잘 봤지~!
시즌글라스|아우룸황칠 금나온차 (숙면을 위한 차)
시즌글라스는 B Hall로 들어가게 전에 자판대에서 팔고 있는 걸 구경하다 구매까지 한 TEA 브랜드이다.
사실 시즌글라스 말고도 양 옆으로 다른 TEA나 커피 브랜드들이 많이 있었는데, 시즌글라스를 가게 된 경위는 이렇다.
(결과적으로 시즌글라스가 마케팅을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시즌글라스 앞으로 사람들이 꽤 많이 줄 서 있었다.
(☞ 왜 줄 서있지? 하는 궁금증이 생겨 유심히 봄)
2. 무료로 에코 쇼핑백 같은 걸 주고 있었다.
(☞가방이 꽤 괜찮네? 하고 일단 줄을 서 봄)
3. 줄 서 있는 사람들 대상으로 나에게 맞는 TEA를 찾는 설문 링크를 해달라고 했다.
(☞가방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지 하고 했는데 MBTI처럼 TEA 유형이 나오는 설문이었음)
4. 설문결과에 해당하는 에코 쇼핑백을 받고 나에게 맞는 TEA를 시음했다.
(☞TEA가 맛과 향도 좋았지만, 나에게 맞춤 차라니 구매욕구가 확 올라감)
5. 아우룸황칠 금 나온 차 (일명 숙면 차)를 구매했다.
오후반차(茶)|자스민 백차가 맛있었지만 미출시 차라니..
오후 반차는 자스민 백차가 너~무 맛있어서 기억에 남았던 TEA 브랜드다.
구매하고 싶었지만 이미 사놓은 차가 있었기 때문에 더 둘러보고 생각해 보자 하고 지나쳐 왔는데 집에 오니깐 생각이 나는 거다.
그래서 오후 반차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는데 이게 웬걸? 아직 미출시 차라니.
찾아보니 오후 반차가 만든 프리미엄 리프티 브랜드인 본프렘(von prem)의 미출시 차였다.
(본 프렘(vom prem) 도 아직 미출시 상태이다.)
알디프(altdif)|무카페인 라이프 블렌딩 차 강추!
알디프는 먼저 맛과 향에 반했다가 나중에는 라이프 티라는 브랜딩에 관심이 갔던 TEA 브랜드다.
차 종류는 크게 시그니처 블랜딩과 라이프 블랜딩으로 2가지로 나뉜다.
- 시그니처 블랜딩은 차 본연의 맛고 향에 집중한 차
- 라이프 브랜딩은 차를 마시는 사람의 컨디션과 기분에 맞춘 차로 모두 디카페인
라고 설명하면 좀 더 이해가 쉽겠다.
카페쇼에서 시음한 차는 시그니처 블렌딩 차 중 하나(올드 블랙 매직)와 라이프 브랜딩 차 중 하나(알디프 더하기 차)였는데 맛도 굉장히 좋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카페 쇼 다녀온 후기
B Hall 외에 다른 구역은 자세히 둘러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지만 그래도 알지 못했던 TEA 브랜드를 새롭게 알게 되었고 얻어가는 게 더 많은 하루였다.
특히나 커피나 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과 향이지 않을까?라는 내 생각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
그 이유는 굉장히 넓은 공간에 많은 커피와 TEA 부스들이 있었는데 일단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은 차에 브랜딩이 잘 되어있거나 흥미를 유발하는 마케팅을 잘 한 곳이었다.
생각해 보니 아무리 커피와 TEA의 맛이 좋다고 하더라도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가 없다.
일단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려면 소비자를 끌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것이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 TEA 브랜드를 돌아보며 구매를 확정 짓는데 맛이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뭘까? 결국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까지 가게 하는 건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번외
최근에 카페 창업 관련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 된 개인 카페가 있다.
성내동에 있는 이드 커피라는 곳인데 둔촌동역 인근에 있는 핸드드립 전문 카페이다.
이드 커피가 기억에 남았던 건 브랜딩을 굉장히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보통의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은 생두의 이름을 앞세우고 커피 맛(고소한 맛, 신맛, 쓴맛, 바디감 등)을 설명하는데 집중을 한다.
그런데 이드 커피는 소비자에게 생소한 생두의 이름 보다도 그날의 컨디션, 기분에 따라 커피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생소한 생두 이름 대신 사색, 영감, 몰입, 일탈, 집중 같이 나에게 필요하거나 현재의 감정/상태를 선택하게끔 해서 마치 내가 이 커피를 마시면 영감이 생긴다거나, 집중력이 높아질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나타내는 브랜딩 법이 아주 괜찮아 보였다.
그래서 나도 만약 개인 카페를 창업하게 된다면 맛은 기본이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제일 많이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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