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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벽은 차 한잔으로 시작된다_임영하 지음|차처럼 순한 책.

grayish 2025. 2. 20.

나에게는 '새벽 로망'이 있다.

동트기 전 5시쯤 일어나 자리를 정돈하고 가볍게 세수를 해 정신을 깨운 다음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깨어있는 시간은 마치 숨을 크게 '흡'하고 들이마시고 물속에 잠수해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시간이 오후를 향해 갈수록 숨 쉴 수 있는 산소가 점점 부족해진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서야 수면 위에 올라 숨을 내쉬어 보지만 눈도 코도 뻑뻑해 금세 까무러친다. 

 

모두가 잠든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시간. 

새벽은 고요하다. 그리고 나의 깨어있음을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다 

그제야 이 편히 쉬어진다. 새벽의 마법인가.

 

♣저자 소개_임영하 지음
책의 저자는 대기업에서 소비 트렌드, 사람,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여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20년 차 직장인입니다.
외부의 트렌드를 쫓으며 시선에 민감하고, 많은 시간이 타인에게 점유되어 오늘의 바쁨을 좇느라 마음 둘 곳 없이 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새벽에 몸을 일으켜 차 한잔으로 하루를 맞이합니다. 

 

<들어가며>

"늘 타인에게 시간이 점유된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것은 일찍 몸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비로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나의 감정,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책을 읽다 보면 고민이 해결되기도,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도, 우울한 마음에 뭔가 하고 싶다는 꿈틀거림이 생기기도 했다. 책 속에서 발견하는 영감을 기록하고 공유하면서 내면이 조금씩 단단해졌다."

"이 책은 나와 같은 사람을 생각하며, 공중에 흩어질 생각과 말을 붙잡아 글로 엮은 것이다." 

 

<들어가며>에 적힌 글이 크게 와닿았다.

아. 그래서 내가 새벽에 깨어있기를 바랐구나.

내가 '나'임에도 '내 것'같지 않는 시간이 점점 힘들었구나.

내가 희미해질수록 새벽 갈망이 커졌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핑계 같지만 그동안 새벽에 일어나지 못했던 건 "그럼 새벽에 일어나서 뭘 하고 싶은 건데?"라고 물으면 딱히..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였다.(그래. 이건 아침잠이 많은 나의 순도 100% 핑계다.) 

 

하지만 이런 핑계를 대는 늦잠꾸러기에게도 이 책은 친절하게 '차'로 시작하는 하루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아직 어둑한 새벽, 어스름하고 고요하다. 조용한 가운데 물이 끓어오른다.
적막한 새벽에는 물 끓는 소리가 기관차 소리처럼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행여 식구들의 잠을 방해할까 봐 귀를 쫑긋하게 된다. 남편의 코 고는 소리와 아이의 잠자는 호흡에 잠시 귀를 기울이며 안도한다. 

'차르륵'
고요함을 깨는 소리가 선명하다. 이때 살짝 한눈을 팔면 찻잎이 흩어지면서 바닥에 떨어진다.
집중하며 살짝살짝 검지와 중지를 모아 찻잎을 밀어 우림이에 넣는다. 건조된 찻잎이 우림이와 만나는 선명한 소리, '차르륵'은 마치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음률 같다.

이제 우림이 뚜껑을 닫고 기다린다. 차를 우리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날그날 기호에 따라 연하게 마시고 싶으면 시간을 짧게, 좀 더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길게 하면 된다.

이제 뚜껑을 열고 식힘이에 찻물을 부어 다시 찻잔으로 옮긴다. 
살짝 코 밑으로 가져와 향을 맡고 입가로 가져와 한 모금, 두 모금, 세 모금 찬찬히 모신다. 
절로 '하아' 숨이 쉬어진다. 
-38p 중

 

 

 

 

 

뭔가 다시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샘솟는다. 

과연 내가 새벽에 눈을 뜰수 있을까?

나에 대한 의심도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오늘 밤은 나에게 한번 더 속아준다. 

다음날 새벽 풍경을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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