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깨비 복덕방_도선우 장편소설|존버가 답이다 라고 외쳐보길.

grayish 2025. 3. 15.

복과 덕과 방을 주는 복덕방.  이곳의 사장은 손님 맞춤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불 대가는 없다. 단지 사장의 선택을 받은 이들만 누릴 수 있는 혜택. 누가 도깨비 복덕방의 손님이 될까?

도깨비 복덕방의 등장인물 3명은 모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삶의 회의와 절망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고 사는 이들이다. 

절망의 끝에 우연히 도깨비 복덕방에 들어가게 되고 복덕방 사장이 제공하는 집에 얼마간 머무르면서 삶에 대한 태도가 180도 바뀌게 되는데.. 이들을 바뀌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러니하기도 후회했던 자신의 선택과 과거의 일들이 희망과 소망의 불씨가 되었다. 

 

 

절망 그 자체였던 어느 한때가,
돌아보니
정말 좋은 결과의 시작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니 계속 살아야 한다는 것

 

 

 

<도깨비 복덕방 줄거리> 

1. 창조적 사생활
건축디자인 회사를 다니는 민웅은 모처럼 제대로 된 회사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 결심까지 했었다. 그런데 전체 회식 자리에서 사장으로부터 회사 부도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실 회사는 몇 달 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장은 자금 형편이 어려워지자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있었고 이제는 그 마저도 힘든 상황이 온 것이었다.
사장이 마지막 월급은 회사를 처분한 돈으로 1달 내에 퇴직금과 함께 꼭 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직원들을 다독인다. 그렇게 되면 사장은 집도 절도 없이 밖에 나앉게 될게 뻔히 보였다.
민웅은 왜 정직하고 신념이 있는 사람은 도태되고 강자에게 붙고 약자에게 한없이 못된 사람은 잘될까? 사장의 인생도 자신의 인생도 부정당하는 것 같은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은 잔뜩 술을 먹었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불 켜진 찻집에 이끌려 들어간다. 찻집인 줄 알았던 곳은 복덕방이었고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사장이 나와 차를 내준다.
민웅은 월세가 비싸더라도 회사 근처 오피스텔에 살았는데 이제 회사를 다니지 않으니 그 집에 살 필요가 없어졌다.
그런데 복덕방 사장이 이를 어떻게 알고 보증금도 월세도 없는 집을 소개해준다.
단 조건은 딱 6개월만 지낼 수 있다는 것과 여기에서 겪은 일은 발설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복덕방 사장이 보여준 대청호 근처에 있는 집은 폐허처럼 보였으나 계절마다 보여주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집은 청소하면 사람이 지낼만하다 하니 그 말을 믿고 덥석 계약을 한다. 이사할 집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다. 복덕방 사장의 말대로 청소만 하면 깨끗하고 가스레인지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최신식이다. 이 집을 청소하고 생활에 맞게 꾸미다 보니 어느새 집의 모양이 꽤 괜찮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잠에 깬 민웅은 말소리를 듣게 된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지? 하고 귀를 기울이니 신기하게도 집 안에 사물들이 말하는 소리였다. 티테이블, 액자, 화병, 음반 등에 영혼이 깃들어 있었다. 이들은 밤이면 깨어나 자신에게 얽힌 사연들을 얘기하는데...
어느 날은 장터에서 중고로 구매한 이젤에 대한 사연을 듣게 된다. 사연의 내용이 너무 안타까워 민웅은 사연의 주인공을 찾기로 한다. 
과연 이젤의 얽힌 사연은 무엇일까?

 

2. 미처 전하지 못한 말
중호는 인생이 끝도 없는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 소방관으로 한평생 일해 온 아버지가 큰 사고를 당했다. 몇 번의 수술이 이어졌지만 아버지는 잘 회복하지 못하셨다.
그리고 중호는 우연히 의사 동창생을 만나 그의 소개로 유명한 전문의에게 재수술받을 기회를 얻지만 잘못된 수술이었다. 수술 후 아버지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항의하는 중호에게 대형병원은 합의를 종용한다. 힘이 없는 중호는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재수술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한다. 그런데 합의 후 알고 보니 아버지를 수술한 사람은 전문의가 아니라 의료기기 납품업자였다. 중호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듯했지만 이미 합의를 한 후라 달리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중호는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금 3억을 전세사기 당한다. 이제 당장 원룸 하나 구할 돈도 없다.
그리고 병원으로부터 아버지의 퇴원수속을 밟으라는 연락을 받는다. 수술을 받지 못했는데 퇴원이라니? 병원 측에서는 의료파업으로 수술할 의사가 없으니 당장 퇴원을 하라고 한다. 병원에 가서 항의를 해도 중호같은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있다. 
터덜터덜 병원을 나와 중호는 더 이상 살 의지가 없다는 듯 한강으로 간다. 한강 다리에서 중호 앞에 턱시도 차림의 미모의 여성이 나타난다. 그리고 도깨비 복덕방 명함을 건네고 이곳을 찾아가 보라고 하는데..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중호는 도깨비 복덕방을 찾아간다. 작은 키에 동그란 안경을 쓴 어린아이 모습의 사장은 중호에게 한 달간 무료 임차하는 조건으로 굉장히 좋아 보이는 집을 소개한다. 그리고 당장의 생활비로 쓰라고 금까지 내어주는데, 중호는 얼떨떨해하면서도 급한 처지라 받아 들고 이사할 집에 가본다. 
중호는 그 집에서 이상한 꿈을 꾸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현상을 겪는다.
완벽하게 꼬일 대로 꼬인 중호의 인생은 과연 잘 풀릴 수 있을까?
 

 

3. 따뜻한 식사 한 끼
미호는 토종 한국인임에도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지고 태어났다. 미호의 외모는 엄마를 쏙 빼닮은 것이었는데 아름다웠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괴롭힘을 당했다.
그런 미호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건 엄마뿐이었다. 엄마는 미호를 유학 보내기로 결심을 한다. 미호는 미국에서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까지 진학하게 된다. 
미호의 엄마는 미호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미호의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 만했다. 그리고 미호를 보기 위해 미국으로 가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사고 가해자는 재력가 집안의 아들이었고 엄마의 치료비는 물론 전체적인 건강검진과 미호의 학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나선다. 미호는 부담스러워 한사코 거절했지만 끝내 받아들이게 된다.
다행히 미호의 엄마는 이 사고를 계기로 파킨슨 병을 초기에 발견하게 된다. 남자는 한국에서 제일 좋은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미호는 그 호의가 부담스러웠지만 엄마가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남자에게서 청혼을 받는다.  
미호에게는 남자를 사랑한다는 마음보다는 부채감이 더 컸다. 어느 날 아버지가 남자의 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고 직책을 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호는 남자의 청혼을 거절할 수 없게 되고 사랑 없는 결혼을 한다. 
더구나 엄마의 병세가 심해지면서 집에 엄마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모시고 살게 되면서 그 집은 미호에게 감옥이 됐다. 남편의 외도에도 참고 집 안에서 엄마만을 바라보며 사는데 엄마가 돌아가셨다. 
첫째 아이도 다 키우고 나니 미호는 더 이상 이 삶을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 평생 갇혀 지낸 집에서 죽기는 싫어 멋진 전망대를 봤던 바다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호텔인 줄 알았던 도깨비 복덕방에 들어가는데.. 동그란 안경에 키 작은 사장의 말에 홀려 한 달 숙박을 계약한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에 제공되는 호텔, 한 면이 통창이고 밖에는 깎아내린 절벽과 바다가 보이는 곳.
무엇보다도 매주 토요일이 되면 어느 곳에서도 맛보지 못한 특식이 제공되는데..
특식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윌라-오디오북-도깨비복덕방-책표지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복덕방이지만, 실질적으로 복덕방이 제공한 것은 무료 단기 임대였으니 얼마든지 복덕방의 손님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눈앞에 있는 현실이 막막하고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처럼 느껴질 때 잠시 다른 공간에 가서 지내보면 어떨까?   

속으로 끙끙 앓고 있는 것보다 시간이 약이 될 때가 있다. 그 시간을 버티게 하는 힘을 이 책에서 받아보자.  

도깨비 복덕방 속 대사처럼 "존버가 답이다"라고 말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_문미순 장편소설|그대들의 삶을 살아가시길.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한 번쯤 시린 겨울을 지나왔던가.나는 계절의 그것보다 긴 겨울을  지나왔고 어쩌면 지금도 겨울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종종 해본다. 나에게 겨울을 보내는 느

develop.writer-ju.com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_윤정은 장편소설|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해질까?

특별하진 않지만 책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먼저 책 제목을 본다. '아, 이 책은 이런 이런 내용의 책이겠구나' 하는 대략적인 감을 잡는다. 그리고 맨 뒷면을 본다. 뒷면에는 대개 책의

develop.writer-ju.com

 

셰이커_이희영 장편소설 <윌라 오디오북 추천> 나의 미래는 과거의 현재이기도 하다. 오늘을 잘

2025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올해에는 책을 많이 읽어야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다독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오디오북과 전자책이 떠올랐다. 오디오 북은 귀로 듣는 책이고

develop.writer-ju.com

 

나나_이희영 장편소설|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일까?

작가님 한분의 책으로 이희영 작가님의 소설을 제일 많이 읽은 것 같다. 페인트, 셰이커, 테스터, 나나. 또 앞으로 읽을 소설까지 더하면 더 많아질 것 같다.  나의 미래는 과거의 현재이기도 하

develop.writer-ju.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