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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_이희영 장편소설|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일까?

grayish 2025. 2. 25.

작가님 한분의 책으로 이희영 작가님의 소설을 제일 많이 읽은 것 같다.

페인트, 셰이커, 테스터, 나나.

또 앞으로 읽을 소설까지 더하면 더 많아질 것 같다.

 

 

셰이커_이희영 장편소설 <윌라 오디오북 추천> 나의 미래는 과거의 현재이기도 하다. 오늘을 잘

2025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올해에는 책을 많이 읽어야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다독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오디오북과 전자책이 떠올랐다. 오디오 북은 귀로 듣는 책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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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나나'는 자신에게 각박하고 아주 못된 '나'를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나'는 해치지 않으니깐, '나'는 참을만하니깐, '나'는 착하니깐 등등의 이유로 내가 얼마나 '나'를 소홀히 하고 지켜주지 않았던가. 

아마 내가 이 책의 등장인물이었다면 육체인 '나'는 영혼인 '나'를 거부했을 것이다.

이쯤 되면 '나나'가 무슨 내용일지 궁금할 테다.

'나~ 나나나~ 난나나나나나!' (귓가에 맴도는 리듬이라...)

 

<책 소개>

어느 날 가벼운 버스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수리와 류는 낯선 남자의 부름에 눈을 뜬다.
깨어난 곳은 평범한 응급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침대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간 곳에는 다름 아닌 자신의 육체가 누워있다. 

자신을 영혼 사냥꾼 선령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수와 류에게 말한다.
"완전히 죽은 건 아니야. 지금은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었을 뿐이니까
앞으로 일주일 내로 육체를 되찾지 못하면 그를 따라 저승으로 가야 한다는데...

아무 일 없는 듯 깨어난 수리의 육체는 영혼이 빠져나오기 전과 다름없이 생활한다.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과 명상을 하고,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공부하는 평범한 일과에 영혼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는다.

영혼이 없어도 평소처럼 생활이 가능하다면, 다만 걱정 근심이 사라질 뿐이라면, 과연 영혼이란 무엇일까?
소설은 영혼이 없는 육체의 모습을 관찰하고 영혼으로 남은 주인공들을 따라가며 영혼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고등학생인 '수리'와 '류'다. 

'수리'는 태몽으로 독수리 꿈을 꿨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리'는 자신의 이름답게 남들이 부러워하는 모습으로 자랐다. 

명문고에 입학해 늘 성적은 최상위를 유지했고,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교우 관계도 좋았다.

그녀는 새로운 카페, 맛집, 신작 영화 등은 줄줄이 꿰고 있어 주말에는 그것들을 찾아다녔다. 

수리의 이런 노력은 SNS 상에서 '친구 신청'과 '최고예요'를 누르는 수로 이미지 메이킹이 됐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엄마에게 절대 소개하고 싶지 않은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최고의 것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인데..

내 육체가 '나'를 거부하고 있다니. 

 

"이봐요, 선령 씨. 지금 나 저승으로 데려가려고 속이는 거죠? 

내가 나를 거부하는 게 말이 돼요? 내가 쟤, 아니 내 육체한테 가까이 다가가면 생기는 그 보이지 않는 벽..." 

"결계야. 결계란 불교에서 나온 말이야.

'결계지'라고 해서 불도를 닦는데 방해가 될 만한 것들을 절대 안으로 들이지 않는 지역을 말하지"

"그럼, 뭐예요. 내 육체가 영혼을 걸림돌로 생각한다는 거예요?"

"걸림돌로 생각하기보다... 진짜 자기 영혼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거지" 

 

"육체가 소멸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혼만 빠져나온 건 누구의 계획도 실수도 아니야"

"바로 너라는 영혼 스스로 빠져나온 거야. 한마디로 네가 원했다고 볼 수 있지"

"누... 누가 뭐... 뭘 원해요? 내가 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왜 수리의 육체는 수리의 영혼을 거부했을까? 

왜 수리의 영혼은 스스로 자신의 육체를 벗어나길 바랐을까?  

 

 

 

'류'에게는 두 살 터울의 동생이 있었다. '류완'

'완'은 또래보다 작게 태어나 걸음마나 옹알이가 늦은 아이였다. 단지 발달이 늦은 거라 생각했다.

갑작스레 '완'에게 고열과 발작이 일어났고, 병원에서 열 살을 넘기기 힘들다는 시한부 선고를  듣게 된다.

그날부터 엄마는 '완'이 옆을 지켰고, 아빠는 '완'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밤, 낮 없이 일만 했다. 

그런데 '완'이가 열네 살을 넘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류야. 네가 엄마 많이 도와드려야 한다. 동생 하고도 잘 놀아 주고. 알았지?"

"류는 형이지? 형은 늘 동생을 보살펴 줘야 하는 거야. 우리 손가락 걸고 약속할까?" 

 

'류'는 아픈 동생 때문에 자신까지 부모님을 힘들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뭐든 스스로 하는 아이로 자랐다.

아픈 동생에게도 다 양보하고 맞춰주는 '류'는 학교에서는 '예스맨'이었다. 어떤 부탁이든 거절하지 않아서.

너무 포기한 게 많아서인가. 아님 애초에 가질 생각을 하지 않아서 인가. 

'류'는 노인 같았다. 그리고 영혼이 나온 자신의 육체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과연 '류'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진정 '류'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수리'와 '류'에게서 '나'의 모습을 많이 봤고 반성도 많이 하게 됐다.

남들에게 비치는 모습이 내 자아가 돼서 어느새 그것이 나를 옭메는 줄도 모르고 살았던 '수리' 그리고 부모에게 버림받을까 봐 자신의 마음 한번 솔직하게 말해보지 못한 '류' 둘 다 너무 안쓰러웠다. 

하지만 이내 자신을 들여다 보고, 진짜 '나'를 찾게 된 모습을 보며 안도했고 위로가 되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 '누구보다 나를 아프게 하는 존재는 다름 아닌 나였다.'라는 문장이 있다.

나를 아프게도, 슬프게도, 힘들게도 하는 존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다. 

나아가 내가 나를 아낄 줄 알아야 남들도 나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하루 수고한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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