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추천9 음악소설집_김연수(수면 위로)외 4인|나에게 새로움을 주는 오므라이스의 신맛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음악소설집은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을 '소재'로 한 다섯 작가들의 단편집이다.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 님의 글이 담겨있고, 모두 쟁쟁한 작가님들이라 모든 작품들이 좋았다.안녕이라 그랬어_김애란수면 위로_김연수자장가_윤성희웨더링_은희경초록 스웨터_편혜영하지만 내가 그중 으뜸으로 꼽은 것은 김연수 작가님의 수면 위로였다. '수면 위로' 책 뒤편에는 편집자와 다섯 작가들의 인터뷰가 담겨있는데 거기서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물속에서 수면 위로 올라가는 것과 잠+위로 그런 의미가 있었다니. 내게 강렬히 남은 것은 오므라이스였는데 다시 책을 뒤적여봤다. "태어날 때부터 물고기는 물속에 있었다. 한 번도 물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물고기는 자신이 자유가 뭔지를 모른다는 사실.. Reading Books/소설 2025. 6. 6. 더보기 ›› 구의 증명_최진영 소설|천 년 후에는 아꼬운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소문으로 들은 '구의 증명'은 사랑한 연인이 죽자 그의 몸을 먹어버린 이의 이야기였다.소설이지만 사람을 먹는다는 게 괴이하고 꺼림칙해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기분에서인지 구의 증명을 읽게 됐고 이 책이 단순히 '연인의 죽은 몸을 먹었다'로 함축될 이야기가 아님을 깨달았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구'가 죽은 이후 '담'이 쓴 글이 나온다. ○천년 후에도 사람이 존재할까?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면, 그때가 천년 후라면 좋겠다. 나는 아주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인간이란 생명체가 우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그날까지.인류 최후의 1인이 되고 싶다는 말이다.이것이 내 유일한 소원이다. 궁금하다. 천년 후 사람들은 과연 어떤 일에 충격을 받을지, 혐오를 느낄지, 공포를 느끼고, 불안해할지, .. Reading Books/소설 2025. 6. 3. 더보기 ›› 도깨비 복덕방_도선우 장편소설|존버가 답이다 라고 외쳐보길. 복과 덕과 방을 주는 복덕방. 이곳의 사장은 손님 맞춤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불 대가는 없다. 단지 사장의 선택을 받은 이들만 누릴 수 있는 혜택. 누가 도깨비 복덕방의 손님이 될까?도깨비 복덕방의 등장인물 3명은 모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삶의 회의와 절망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고 사는 이들이다. 절망의 끝에 우연히 도깨비 복덕방에 들어가게 되고 복덕방 사장이 제공하는 집에 얼마간 머무르면서 삶에 대한 태도가 180도 바뀌게 되는데.. 이들을 바뀌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러니하기도 후회했던 자신의 선택과 과거의 일들이 희망과 소망의 불씨가 되었다. 절망 그 자체였던 어느 한때가,돌아보니 정말 좋은 결과의 시작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그러니 계속 살아야 한다는 것 1. 창조적 사생활.. Reading Books/소설 2025. 3. 15. 더보기 ›› 가녀장의 시대_이슬아 장편소설|가부장의 틀을 깬 새로운 가족 관계를 그려보다. 이 책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떠 있는 영상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다 읽게 된 책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처음 관심사는 독립 서점이었다. 서울에 가고 싶은 독립서점(최인아 책방)이 있었고 마침 일정 중에 그 근처를 지나갈 일이 생겨 들린 서점에서 어떤 시인의 에세이 책(이훤 산문 '눈에 덜 띄는')을 만났다. 이런,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책은 조금 심심해 62p까지 읽다 말았다.(하지만 내가 아직 이 책을 읽을 준비가 안 돼서 읽히지 않는 거라 생각하고 책장에 잘 간직하고 있다.) 읽은 내용 중 기억나는 건 코로나 시기 그가 화상채팅으로 영어를 가르쳐주다 아내를 만났다는 것. 그게 다였다.그리고 얼마 후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 영상 하나가 떴다. 이훤이라는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고 그의 아내가 베.. Reading Books/소설 2025. 3. 12. 더보기 ›› 고통에 관하여_정보라 장편 소설|육체를 가졌기 때문에 느끼는 고통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이 책에 담긴 내용이 많아 초반에 사건과 인물의 관계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중반부를 지나서야 '아! 처음에 등장한 인물이 누구였고 서로 이런 관계였구나'가 나중에 이해돼 한번 더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다루는 주제가 '사이비 종교' '죽음' '고통' '가정폭력' 동성애' 등 내가 소화하기 버거워 그만뒀다. 아직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사건의 배경과 등장인물들에 대해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소설 속 배경한 제약 회사에서 고통을 없애주는 신약을 개발했다. 그들이 개발한 약은 효과가 아주 좋았고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고통 없는 삶을 살게 되었고 고통의 존재가 없어지는 듯했다.하지만 '초월'이라는 종교단체가 '고통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고 고통만이.. Reading Books/소설 2025. 3. 7. 더보기 ›› 베아_이희영 장편소설|태초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 모험 성장 소설 책 표지를 보고 '아! 이건 내가 좋아하는 류의 소설이다'라는 느낌이 퐉! 왔다. 기이한 분위기의 숲과 동물들 그리고 태초, 신화, 죽음의 숲, 여정이라니... 너무 설렌다.(얼른 읽어봐야지) 소설 속 배경과 등장인물은 이렇다.·실바- 비스족이 살고 있는 풍요의 땅 ·부르인- 비스족의 지도자인 '쿤'이다. 부족의 번영을 위해 개혁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화이거- 비스족의 이인자인 '솔'이다. 쿤과 부족을 지키는 전사들의 수장이다.·베아- 역병으로 부모를 여의고 부르인의 선택을 받아 쿤의 후계자로 키워졌다. 부르인이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내기 위해 죽음의 숲 케이브로 여정을 떠난다. ·타이- 화이거의 아들이자 솔의 후계자이다. 큰 덩치와 괴력으로 그를 이길 전사가 없지만 마.. Reading Books/소설 2025. 2. 28. 더보기 ›› 백의 그림자_황정은 장편소설|나는 당신의 마음이 불편하길 바랍니다. 황정은 작가님의 소설집 '파씨의 입문'을 굉장히 인상 깊게 읽은 후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한편에 있었다.그런데 선뜻 읽지 못했던 건 '파씨의 입문'이 남긴 여운이 아직도 진하게 남아서다.그 책을 떠올리면 먹먹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아직 이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그냥 두고 있다. 오랜만에 들린 독립서점에서 황정은 작가님의 다른 소설책을 보았다.백의 그림자와 디디의 우산. 백의 그림자에 먼저 손이 갔고 첫 장을 읽으니 안 가져갈 수가 없었다. 다음 독서모임에 백의 그림자를 읽었고 또다시 먹먹함이 밀려들어왔다. 뭘까.왜일까......한참을 곱씹어 생각해 본다. 책 뒷면에 적힌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은교가 숲에서 본 그림자를 따라 덤불을 헤치고 들어간다.숲은 깊어지는.. Reading Books/소설 2025. 2. 19. 더보기 ››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_문미순 장편소설|그대들의 삶을 살아가시길.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한 번쯤 시린 겨울을 지나왔던가.나는 계절의 그것보다 긴 겨울을 지나왔고 어쩌면 지금도 겨울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종종 해본다. 나에게 겨울을 보내는 느낌은 상투적이지만 홀로 어두운 긴 터널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이 길을 걸으며 긴 터널 끝에 세상이 보이길 기다리고 있다.그리고 기다리는 시간은 꽤 지루해서 내가 어떤 모양으로 걷고 있는지, 터널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터널 끝에는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상상해 본다.그러다 이 터널이 내 세상은 아니었는지.터널 끝에 내가 바란 세상은 어쩌면 신기루가 아니었는지.스스로가 만든 철창을 가늘게 휘었다 굵게 늘렸다 해본다. 나는 아직 어떻게 해야 이 겨울을 지날 수 있는지, 겨울을 지난 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 Reading Books/소설 2025. 2. 18. 더보기 ››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_윤정은 장편소설|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해질까? 특별하진 않지만 책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먼저 책 제목을 본다. '아, 이 책은 이런 이런 내용의 책이겠구나' 하는 대략적인 감을 잡는다. 그리고 맨 뒷면을 본다. 뒷면에는 대개 책의 인상적인 글귀나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후기 또는 추천사가 적혀 있다.여기에서 내 마음을 찌르르 울리는 문장 하나를 만나면 열에 아홉은 그 책을 사서 읽어 본다.'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도 마찬가지였다.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아픈 기억을 지워드려요.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구겨진 마음의 주름을 다려줄 수도,얼룩을 빼줄 수도 있어요.모든 얼룩 지워드립니다.오세요, 마음 세탁소로. 당시 나는 마음이 무척 어려웠었다. 항상 속으로만 삭이고 참기에 익숙했던지라 무엇 때문에 힘든지, 왜 힘든지 알 수가 없어 알 수 없음.. Reading Books/소설 2025. 2. 16. 더보기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