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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_박정민 산문집 <윌라 오디오북 추천> 그의 목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grayish 2025. 2. 16.

윌라 오디오 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박정민 배우의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발견했다. 

아마 이맘때 박정민 배우와 강동원 배우가 출연한 영화 '전란'을 봤었던 것 같다. 그때 내게 박정민은 강동원의 무적 필사기 인 '잘생긴 얼굴'을 넘어서는 '뛰어난 연기'로 강동원을 제치고 내 기억 속에 박혀 있었다.

(어느 정도 얼빠인 나는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면 한동안 주인공 역에 잘생긴 배우에게 푹 빠져 있곤 했다. 그런데 영화 '전란'은 그 공식을 깨고 잘생긴 강동원 보다 인물의 서사를 잘 보여준 박정민에게 한동안 푹 빠지게 했다.

이쯤이면 내가 박정민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과 관심이 있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로 윌라에서 박정민의 산문집을 발견했을 때 '작가 박정민은 어떤 느낌일까?' '연기만큼 글도 잘 쓸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고,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나는 그에게 꽤 많이 빠져 들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들어가기 전 책 소개..> 

·2016년에 출간되었고, 현재 나온 건 개정판이다.

·잡지 <top class>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 <쓸 만한 인간>으로 출간하였다. 

·2013.6월부터 2017.3월까지 그리고 개정판으로 나오면서 추가된 몇 편의 에피소드를 엮은 글이다. 

·약 300페이지 정도 되는 이 산문집에는 그의 무심한 표정 뒤에 감춘 따뜻한 진심이 잘 드러나 있다. 그리고 그의 글에는 힘든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를 위한 끊임없는 위로와 응원이 진득이 담겨있다.   

 

 

♣후기

지나가는 년과 달을 보며 그 시절을 박정민과 함께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 시절의 내가 보이기도 했다.

그의 일기장을 찬찬히 넘기면서 그의 진심에 초점이 흐려지고 머리가 멍해지다가도 어이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에 그 순간은 즐거웠고 행복했다.

나와는 일면식도 없고 말 한마디 나눠보지 않은 그이지만 나도 박정민처럼 그의 안부를 묻고 그의 평안을 바라본다.

그의 글 말미에는 당신을 향한 안부와 진심이 적혀있다.  살아줘서 고맙다고. 

 

<쓸 만한 인간 말미에 담긴 박정민의 진심>

"자주들 놀러 오시라."

"당신의 평생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여행을 단 한 번이라도 하시길 진심으로 빌겠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다 잘 될 거다."

"뭐가 됐든 해내자는 거다."
"모두 올 한 해 수고 많으셨다."
"여러분도 그대들이 있는 자리에서 서로의 복이 될 수 있게 맡은 바 최선을 다하시길 빌겠다."

"전부 다 잘될 테니 말이다."
"당신 지금 아주 잘하고 계신 거다."
"모두, 행복하시라."

"조급한 건 당연한 거니 자책지 마시고 내일 아침엔 조금 더 전투적으로 일어나시라."
"다들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끝내는, 다 잘될 거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고. 그리고 나도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당신도 누군가에게 이미 복덩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결국엔 다 잘될 테니까 말이다."

"칙칙.. 다 잘될 겁니다."
"당신은 정말. 중요한 사람이다."
"그저 응원해 줄 뿐이다. 잘 모르니까, 당신들이 어떤 실수를 하는지도 나는 잘 모를 것이다. 모르니까, 닥치고 응원하겠다."

"아직 희망은 있다. 인간은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존재들이니 말이다."
"고맙습니다. 거기서 뭐 하세요. 뭘 하시든 고맙습니다."

 

그의 진심에는 "다 잘 될 거다."라는 말이 가장 많다.

다 잘 될 거다.라는 말을 곱씹어 본다. 그리고 뭘 하시든 고맙습니다. 를 생각해 본다.

 

어쩌면 삶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는 이에게 그의 진심이 닿았으면 좋겠다고 박정민은 바라지 않았을까

그런 마음으로 말미의 글을 적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러내어 말하진 않아도 그냥 그런 마음이 전해졌다. 

 

 

 

쓸 만한 인간에는 박정민의 위로도 담겨있지만 배우로서의 소신, 여행 관련 에피소드, 책과 인연이 된 이야기 등도 그의 유머와 함께 볼 수 있다. 

그래서 먼저 보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아래의 카테고리를 따라 읽어보는 것도 괜찮다. 

 

  • 영화배우 박정민- 대종상과 홍콩, 영화 같은 인생, 찌질이, 팀, 동주, 변산, 상, 무대
  • 독서, 책과의 인연- 책, 상실의 시대
  • 여행 에피소드- 여행, 대종상과 홍콩, 벨기에, 페루 
  • 박정민의 위로- 수첩, 노력의 천재, 강박, 잘 듣고 있습니까, 마이너리그, 모르는 세상 

 

마지막으로 <쓸 만한 인간> 개정판을 내면서 박정민 배우가 마지막에 붙인 말이 인상 깊었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글'을 쓰려고 하신다는 어떤 작가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랬다. 남에게도. 내게도. 상처는 아픈 것이었다.

이미 내 손을 떠난 것이라고 생각했던 책을 조금이나마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덜어내야 했다.
그 눈에 띄는 수정이 상처 입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아니, 위안이라니. 건방진 생각이다. 그저 난 사과를 해야 했고, 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쓸 만한 인간 307p

 

나는 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내 말로 상처를 받진 않았을까?라는 고민을 해본 적 있던가.. 머리를 뎅 하고 맞은 기분이다. 

 

나는 좋게 말하면 솔직하게, 반대로는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는 말을 종종 해서 나도 그 사람도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적이 꽤 있었다.

당시에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왜 내 진심을 몰라줄까' 속상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자꾸 부딪히니 어느 순간 '그 사람 입장에서 내 말이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깨달음이 왔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상대방 입장에서 내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데 왜 그걸 글을 쓰는 것에는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조금 자책이 됐다. 

나에게는 나를 모르는 곳에서 내 솔직함을 표현하고 싶은 공간일지 몰라도 읽는 이에게는 불쾌함,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좋은 면만 보자.

좋은 말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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