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서점 01. 요즘 서재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독립서점에 대한 고민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콘셉트의 서점이면 좋을까'
'책 큐레이션은 어떻게 할까'
'서점과 같이 겸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입지는 대로변 상권이 좋을까, 아파트 상권이 좋을까, 오피스 상권이 좋을까'
'유인? 무인? 어떤 형태로 운영을 해볼까'
끊임없이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올라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이제는 생각으로만 성을 쌓기엔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고민들이 정리가 되지 않은 채 같은 고민을 반복하고 있는 걸 보니 한계치에 도달한 게 맞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내 머릿속에 있는 고민들을 구체화하는 것과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구분 짓는 것이다. 즉 생각을 명확히 하고 가지치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 그럼 어떻게 할까? 머리가 꽉 찼으니 몸을 움직여 보는 수밖에.
주변 독립서점을 가서 체험해 보는 것이다.
첫 번째 타깃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독립서점인 '요즘 서재'에 가보았다.
요즘 서재
주소: 오금동 70-9 1
운영시간: 7:00~ 24:00
무인 서점
예약제 운영
▨ 외관, 내부 인테리어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늑한 느낌이 들게끔 (=아지트 같이) 꾸며놓으신 것 같았다.
내가 아지트 같다?라는 느낌을 받은 이유는 소품 때문인 것 같은데 담요, 카펫, 천 커튼, 포스터, 액자, 탁상 조명, 거울 등.. 소품이 진짜 많았다.
소품이 많은 건 아지트 같은 나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서점이라는 본래의 목적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들어가자마자 책보다는 소품에 더 눈이 갔고 주변을 한참을 둘러본 후에야 '맞다 여기 서점이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책이 진열된 책장은 저 안쪽에 있어서 가장 늦게 발견하기도 했다.
만약 내가 '마음 서점'의 공간을 꾸며 본다면?
('마음 서점'은 내가 미래의 창업하고 싶은 독립서점의 가칭이다.)
1. 한 벽면은 키 큰 책장을 두고 싶다.
2.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곳에 허리까지 오는 책장을 두어 '베스트셀러' 혹은 '신간 도서'로 진열하고 싶다.
3. 전체적으로 짙은 우드 톤으로 하고 싶다.
4. 한 면 이상은 통창이었으면 좋겠다.
5. 책이 돋보일 수 있도록 인테리어 소품은 최소화하고 싶다.
6. 눈이 덜 피로한 조명을 사용하고 싶다.
7. 서점과 같이 카페를 할지 모르겠지만(?) 책이 있는 공간에는 테이블을 두고 싶지 않다.
▧ 책 읽는 공간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꽤 많았다. 전체 15평 남짓 되어 보이는 공간에 알차게도 들어갔다 생각했다.
1인석, 2인석, 6인석 자리가 있었고 딱딱한 의자에는 방석을 두어 편안하게 앉게끔 배려하신 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사실 나는 저 자리가 불편했다. 1인 테이블과 의자는 방석을 두었다고는 하지만 의자 자체가 불편했고, 의자에 앉아서는 흰 벽을 보거나 주변에 있는 소품으로 한눈이 팔려 영 집중이 안 됐다.
뭐가 이렇게 예민해? 할 수 있지만,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찾기 위해 서점에 가는 것 아닌가? 더 나은 공간 배치가 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이 커서 그런다.
그래서 너는 책 읽는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싶은 건데?
1. 다인석 테이블은 세로 폭이 넓은 테이블이었으면 좋겠다.
2. 창가 쪽으로 바 테이블을 두고 싶다.
3. 테이블을 많이 놓고 싶지 않다.
▨ 진열된 책
정말 책이 곳곳에 있다.
장점이라면 눈에 띄는 곳마다 있어 손이 쉽게 간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 말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파는 책인지? 비치 용인지? 구분이 안 간다. 섞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음.. 아무튼 개인 서재 같은 느낌이다.
책을 카테고리 분류라도 해놓으면 좋지 않았을까? 어떤 주제에 맞는 큐레이션을 하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 구매할 수 있는 책
키 큰 책장 안에 있어 '이 책은 판매하는 책이오'라는 느낌을 주는 책을 발견했다.
음.. 역시 주인장의 취향이야.
이 책장에도 뭔가가 가득 차 있다. 전시용 책, 포장된 책, 포장도 제각기.
▨ 책 포장
이 포장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와.. 이건 주인장의 정성이고 애정이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 취향은 어떤 포장이 됐든 간에 한 가지로 통일하는 것이랄까?
그래도 내가 개인 소장한다면 제일 마지막, 선물한다면 첫 번째나 두 번째가 좋을 것 같다.
▧ 책소개 글
한 가지 책을 집중해서 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책 소개 글 때문일 것이다.
제목만으로는 책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결하게 적힌 책 소개글은 이 책을 볼지 말지를 결정하게 해 준다.
음.. 그런데 자필로 적힌 소개글은 정성이 들어가 있기는 하나.. 가독성이 떨어진다. 차라리 깔끔한 글자체로 프린터 한 인쇄물이 더 나을 것 같다.
나는 어떤 북큐레이션을 하고 싶을까?
1. '마음'이라는 주제가 있는 책들을 큐레이션 하고 싶다.
2. 다양한 마음을 키워드로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사랑, 이기심, 배려, 질투 등)
3. 베스트셀러와 신작 칸을 만들고 싶다.
4. 한 카테고리를 선택해서 책을 알아볼 수 있도록 재미있는 카테고리들을 만들고 싶다.
·집순이&집돌이를 위한 책
·학생 때로 돌아간 나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
·혼자 여행 가서 읽으면 좋은 책
등
▧ 수익화 방법
독립서점을 창업하는 데 있어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이 수익화에 대한 부분인데 대형 서점이 아닌 이상 개인 서점에서 책을 팔아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립서점을 둘러보면서 가장 눈여겨본 것이 사실 수익화를 어떻게 하고 있냐였다.
*독립서점 '요즘 서재'의 수익 수단
1. 책, 굿즈 판매 (오프라인, 온라인)
2. 무인 공간대여 (1인 대여, 다인 대여, 대관)
3. 클래스 운영
수익화 면에서 '요즘 서재'의 장점은 무인 운영으로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단점은 무인 공간에서 책 판매가 잘 이뤄질까? (책을 구매하려면 큐알을 찍어 스마트스토어에서 온라인 구매를 해야 한다.)하는 점이다.
그리고 음.. 무인 공간대여나 클래스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수익화를 하는 수단이 책 판매 외에 많은데 과연 플러스 요소일까 마이너스 요소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서점을 맛집에 비교한다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맛집이 생각이 났다. 맛집은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 서점도 여기서 책을 보고 싶고 사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성공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만 팔기엔.. 도돌이표다.
지금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맛난 책 큐레이션을 목표로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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