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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_최재훈 지음|나만 아는 불편함의 이유를 깨달았다.

grayish 2025. 3. 23.

내 뒤에는 '저질 체력' '기 빨린다' '피곤하다'는 말이 항상 따라다녔다.

그래서 나는 에너지 레벨이 낮은 사람인가 보다. 운동을 안 하니 체력이 안 좋을 수밖에 하고 반은 체념하고 살았다.

그러나 나머지 반은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과 투쟁하며 살았다.

 

제목만으로 나의 시선을 확 끈 이 책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게다나 책 표지 문구는 나의 투쟁을 잘 안다는 듯 내 마음을 다독여 주기까지 한다.

"무던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예민한 HSP를 위한 심리학"이라 자신을 소개하는 이 책.

음.. 내가 예민한 사람이었던가? 

 

🔖
이 책의 주인공인 매우 예민한 사람들(HSP)이 자신의 성격을 오해하기 쉬운 이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평소 보이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민함'이라는 이미지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오히려 늘 상대에게 맞춰주고,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하며, 남에게 폐가 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사실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 넘치며, 언제나 타인의 감정과 분위기를 살펴 모두를 편하게 해 주려 애쓰는 사람들이죠. 

<프롤로그_나는 얼마나 예민한 사람일까? 中>

 

 

나는-왜-남들보다-쉽게-지칠까-책-표지

 

책의 차례가 재미있다.  왜 재미있느냐고? 내 마음속에 답을 찾지 못한 의문들이 여기 모여있기 때문이다. 

손에 박힌 가시처럼 나만 아는 불편함 그리고 아무리 들여다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여기 적혀 있다. 

 

1. 남들은 내가 예민하다는 걸 모른다.

  • 진짜 예민한 사람은 예민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 예민한 사람이 반드시 은혜를 되갚는 이유
  • 예민한 사람이 무던해 보이는 이유
  • 언젠가부터 자꾸 욱하게 된다면

2. 예민한 사람에게 인간관계가 지옥인 이유

  • 폭력적인 장면을 보는 게 유독 힘든 사람들
  • 나는 왜 부탁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까?
  • 예민한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까?
  • 기버(Giver)라는 숙명
  • 결혼,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3. 불필요한 인풋을 차단하면서 나를 지키는 법

  • 예민한 사람에게 환경이 중요한 이유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한 이유
  • 나는 왜 이렇게 운전하는 게 싫을까?

4.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 참는데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 혹독한 자기 평가에서 벗어나기
  • 상처받고 눈치 보는 나의 자아 해방시키기

5. 이제는 내가 나의 편이 되어야 할 때

  • 불행하지 않을 선택을 할 것
  • '나'라는 초원에 주기적으로 물 주기

 

책의 차례까지 오니 이 책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 나는 예민한 사람이었구나. 

이 생각에 쐬기를 박은건 책에서 소개한 HSP(매우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 테스트였다.

총 23개 문항 중 '그렇다'가 13개 이상이면 HSP일 확률이 높다는데 나는 몇 개나 해당될까?

 

 

HSP-테스트지

 

HSP-검사항목

 

🔖
위 질문지는 초예민성 개념의 선구자인 일레인 아론이 개발한 검사입니다.
23개의 문항 중 '그렇다'가 13개 이상이라면, HSP 기질일 확률이 높습니다. 

HSP(Highly Sensitive Persen)는 매우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용어로, 인구통계학적으로 16퍼센트가량이 이에 해당하며, HSP 중 내향 대 외향의 비율은 7대 3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혹 "13개 정도면 그렇게 예민한 편은 아니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민성 척도는 이분법적 개념이 아니라 연속선상의 개념입니다. 즉 '예민하다', '예민하지 않다'의 의미가 아니라, 얼마나 예민한지, 그 정도를 의미합니다. 
즉, 13개의 문항에 체크했다면 HSP 중 가장 덜 예민한 최하위에 속하는 것이고, 23개 문항 모두에 체크했다면 HSP 중에서도 최상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HSP로서의 삶이란 >

 

 

구체적으로 HSP의 특성은 뭐가 있을까? 이 책에서는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① 초감각 

HSP들의 감각 처리 기관은 그야말로 스펀지 같아서 주변의 모든 자극을 흡수하려는 습성을 지닙니다. 

HSP들의 이러한 초감각은 항상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지향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좀 더 안락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들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HSP들은 상대적으로 웰빙에 관심이 많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편에 속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불편하고 불쾌한 환경에서는 남들보다 몇 배로 더 힘들어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모든 에너지가 소진돼 결국 번아웃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②초감정

HSP들은 긍정적인 감정이든, 부정적인 감정이든 굉장히 깊고 강하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남녀 관계의 경우, HSP들은 종종 굉장히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지곤 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그렇게 푹 빠져 몰입하다가도 어느 순간 콩깍지가 벗겨지고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사랑이 '확' 불타올랐던 것처럼 식을 때도 '확' 식어버리기 쉽다는 겁니다.

이러한 HSP들의 초감정은 내 감정뿐 아니라 타인의 감정에도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HSP들은 타인의 감정 상태를 마우 잘 인지하고, 인지된 그 감정에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굉장히 큰 영향을 받으며, 심지어는 드라마 속 가상의 캐릭터가 고통받는 것조차 마치 내가 겪는 것처럼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③심미안

HSP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주관과 잣대가 강하며, 호불호 또한 분명합니다. 이는 미적 감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HSP들은 음악이나 그림, 영화, 책 등을 감상하거나 스스로 창작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깊은 수준의 영감을 느끼고, 감동과 흥분감도 만끽합니다. 이는 그들이 지닌 초감각으로 매우 디테일한 부분까지 식별 가능해지고, 초감정으로 내면의 깊숙한 부분까지 건드려지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심미안은 풍요롭고 복잡한 내면세계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나는-왜-남들보다-쉽게-지칠까-책-뒷면-표지

 

사실은 누구보다 센스 있는 이타주의자다!

 

 

 

🌷

이처럼 남의 감정 잘 헤아릴 줄 알고, 죄짓는 일에 질색하며,

양심적인 데다 책임까지 투철한 사람들.

남들보다 심적인 고통을 몇 배는 더 느끼기에 아프지 않으려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깨지기 쉬운 당신.

 

매우 예민하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게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까지 민감하다는 것을 뜻하므로

예민하다는 말이 지닌 부정적 뉘앙스와는 다르게 사실은

이들이 굉장한 팀플레이어임을 세상이 더 많이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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